도시를 떠나 자연의 삶으로 … 느림씨 아줌마가 전하는 소박한 삶의 가치 이 책은 도시를 떠나 시골(강화)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한 화가의 소박한 일상을 스케치한 동화 같은 에세이다. 저자는 10여 년 전 도시의 삶을 버리고 남편(장진영 화백)과 두 아이를 데리고 강화도 농촌 마을에 터전을 잡았고, 손수 벽돌을 만들어 쌓아 집을 짓고, 농사를 짓고 밭을 가꾸며 자연과 하나 된 삶을 살고 있다. 동네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삶의 기쁨, 자연과 함께하는 교육의 가치, 욕심 없는 소박한 생활이 주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를, 만화경처럼 펼쳐지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빠르게만 달려온 우리 삶의 허술한 장면들이 절묘하게 포착된다. 강화도 주민들과 어울려 사는 소소한 이야기를 1부 앞마당이야기, 2부 뒷마당이야기로 나눠 담아내고 있다. 느림과 나눔으로 얻는 조화로운 삶 현대인들은 빠르고, 크고 풍성한 것들을 좇고 그것에서 만족을 얻는다. 타인과 경쟁하며 승리를 통해 욕망을 충족한다. 조금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조금 더 빠르게 달려야만 한다. 속도가 중시되고 물질이 최고 가치로 떠받들어지는 사회, 우리는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저자는 이러한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세태의 안티테제로 '느림'을 말한다. 그리고 자연을 벗삼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손수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조화하는 삶을 꿈꾼다. 행복한 삶이란 혼자 앞서 가는 것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자연의 모든 생명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있다고 전하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십여 년의 시간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진정으로 의미있고 충만한 삶이 무엇인지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작가 후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노력이 타인의 삶에 기여하고 나의 창의력이 동료의 상상력을 북돋아주는 관계, 타인이 위협적이거나 넘어서야 할 존재가 아니라 위로와 격려가 되는 관계, 뒤쳐진 동료를 기다려 그의 손을 잡아주는 관계, 그것이 개인과 조직을 활기 있게 하는 관계, 이런 관계를 만들며 살 수 없을까, 우리?" 삶의 보람과 기쁨 찾는 동화 같은 에세이 저자는 스물한 개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에게 진정한 삶의 보람과 기쁨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의 소박한 이야기 속에서 질박한 삶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동심의 마음으로 일깨운다. 동심은 저자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의 전작인 그림책 에서 보여줬던 동심의 세계는, 이 책에서 우화적인 이야기 형태로 다시 표현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앞마당에 자란 잡초, 도토리 나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서로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만물일화, 자연의 모든 살아 숨쉬는 생명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우화들은 단촐하고 소박하게 그려진 그림과 잘 어울린다. 한지 위에 그려진 선과 형태가 마치 전통의 수묵화처럼 농촌의 단아하고 소박한 생활 현장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