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모파상의 주옥같은 단편모음 인생의 허무와 싸우는 고독과 불안한 영혼 근대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모파상은 낭만주의의 자기표현 과잉이나 과장된 표현을 최대한 배제하고 담백하고 무감동한 문체를 즐겨 썼다. 모파상의 작품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사상도 도덕도 없다고 일반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사실 아무런 기성 사상이나 도덕에 사로잡히지 않는 수법을 사용하여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면서 무언가 생각게 하는 예술성과 통속성의 이상적인 절충과 융합을 실현한 대표적인 문학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중편소설 비계 덩어리 는 인간 내면의 위선과 탐욕 이기심과 고귀한 신분 이면에 숨어있는 천박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프러시아의 프랑스 점령으로 인해 루앙으로 피신 가는 사람들 무리가 마차에 오른다. 백작 의원 돈 많은 상인과 그들의 아내들 수녀와 유명한 민주주의 운동가 그리고‘비계 덩어리’라는 별명을 가진 창녀까지 한 마차에 타게 된다. 그들은 저마다 애국자임을 자처하며 자신의 재력과 인품을 으스대면서 여정을 시작한다. 그들에겐 창녀의 존재가 몹시 껄끄럽고 불쾌하다.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대화까지 오간다. 하지만 폭설로 인해 예정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결국 배가 몹시 고픈 상황에서 그들이 그토록 멸시했던 창녀가 바구니에서 온갖 음식을 꺼내자 그들의 태도는 돌변한다. 그녀의 준비성을 아낌없이 칭찬하며 음식을 얻어먹기에 바쁘다. 그들의 위선은 프러시아 장교가 머무는 마을을 통과할 때 최고조에 이른다. 프러시아 장교가 창녀 엘리자베스 루세와의 잠자리를 요구하며 그들의 통행조건으로 내세우자 결국 그녀를 협박하고 회유하여 자신들의 목표를 성취한다. 하지만 모두를 위해 희생한 그녀가 다시 마차에 올랐을 때 그들은 그녀를 멸시하며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는다.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은 모파상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들을 엄선해 실었다.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운명의 실체가 모파상의 매력적인 스토리와 어우러져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