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때문에 아내를 살해한 불행한 남자의 고백 현대사회의 남녀관계 결혼문제를 신랄하게 해부하다 세계적 문호로서의 빛나는 명성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주로 종교적 저술에만 전념하고 있던 톨스토이는 1890년 오랜만에 독자들에게 새로운 역작을 내놓았다. 그것이 바로 역출한 성욕(性慾) 문제를 다룬 중편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다. 크로이체르 소나타 는 톨스토이의 예술관이 일대 변화를 일으킨 시기의 작품이므로 이보다 약 10년 전에 발표된 안나 카레니나 등과 비교할 때 창작의 근본 태도에 현저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에 다채롭고 섬세하던 인생에 다채롭고 섬세하던 인생에 대한 예술적 관조와 재현은 적어도 표면상에서는 자취를 감추고 여기서는 예술적 형식을 취한 교화적(敎化的) 의의가 전면에 크게 클로즈업되어 부패한 사회악과 위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일관되어 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질투 때문에 부정한 아내를 살해한 불행한 사내의 고백이지만 현대 사회의 남녀 관계 결혼 문제 등을 대담하게 해부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소설이 발표되자 각계각층에 비상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찬탄과 경악 비난과 저주의 소리가 어지럽게 엇갈렸고 그 파문이 끝없이 번져나간 것으로 보아 이 작품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