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북스의 ‘여성을 위한 쉽게 읽는 중국 고전시리즈’ 두 번째 책 달빛에 젖은 신화와 전설(2권) 이 출간 되었다.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가온북스의 ‘중국 고전시리즈’는 기존의 중국 고전시리즈와는 달리 최대한 어려운 한자를 배제하고 가독성을 높여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읽기 편하다. 또한 감성적인 여성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구성해 몰입해서 읽기에 좋다. 특히 여성독자를 위해 특별히 기획된 시리즈로 사랑과 성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요즘 여성들에게 색다른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고민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자. 고대 중국의 신화와 전설 속 여인들은 어떠했는지 그들의 지나간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지 느끼게 될 것이다. 이번 달빛에 젖은 신화와 전설(2권) 은 신화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던 1권과는 달리 실제 역사에도 기록이 남아있는 인물들의 전설과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희대의 요부로 평가받는 달기 포사의 이야기는 물론 오자서 진시황제 등의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딱딱한 역사 속에서 본 인물들의 숨겨진 인간적 면모를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책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진시황제와 맹강녀의 이야기이다. 역사상 최초로 중국 대륙을 통일하고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쥐었던 진시황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그였지만 맹강녀라는 일개 촌부(村婦)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가진 진시황제도 그녀의 마음은 갖지 못했다. 혹시 부유하고 권세 있는 삶을 꿈꾸며 애쓰는 중인가? 이를 위해 내 옆을 지키며 나에게 마음을 준 사람을 소홀히 하고 있다면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아무리 큰 부와 권력을 가져도 진실한 사람의 마음을 가지기에는 부족한 액수임을 진시황과 맹강녀의 이야기에서 깨닫길 바란다.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길은 돈도 권력도 힘도 아니라는 교훈을 알려준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봄직한 ‘햇빛에 바래면 역사 달빛에 물들면 신화’라는 유명한 문구에서 힌트를 얻어 제목을 지은 이 책은 중국 고대신화와 전설 중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엄선하여 여성의 시각에서 새롭게 풀어냈다. 신화와 전설은 신과 인간이 아닌 영물(靈物)들의 이야기이지만 가장 인간다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초등학생들도 줄줄 외우는 잘 알려진 그리스로마 신화에 비해 우리는 아시아 국가의 신화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영미권과 서구의 문화 근간이 되었다면 중국의 고대신화가 동양권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달빛에 젖은 신화와 전설 을 통해 동양권 문화의 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겨울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 또는 중국과 관련한 업무를 하는 이들에게 모두 추천할 만한 책이다. 거래를 하려는 외국인 바이어가 자신들이 어릴 적 들었던 ‘콩쥐팥쥐’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그와의 거래가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