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초로의 여인이 되어 ‘내 세상은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가만히 찾아온 수필세계는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수필은 나 자신을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게 열정을 심어주었지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많은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마음에 이정표를 세워 주었습니다. 다채로운 문학행사에 참여하여 문학특강을 듣고 스케치하며 글을 쓰는 취미를 길러 주었지요.
처음에는 시작이 너무 늦었다고 망설였는데 어느새 십 년이 되었습니다. 세상사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요. 저를 사랑하는 친지들의 즐거운 행사에 축하의 글을 써 보내는 것은 기쁨이었고, 인생의 등불이 되어준 스승이나 벗들의 영전에 조사(弔辭)를 써야 했던 일은 슬픔이었습니다. 이제 제가 살아갈 수 있는 남은 미래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급함이 어깨를 짓누르는 시간이 잦아졌습니다. 다시 ‘최선을 다한다.’라는 마음다짐으로 과거보다는 좀 더 잘 살아내고자 자신을 채찍질하며 이 글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책과 더불어 살고 싶었던 어릴 적 꿈이 조금은 이루어진 것일까요. 책이 가득한 거실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작은 행복을 누립니다.
― 민문자, 책을 내면서(책머리글),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