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청년 도스토옙스키를 일약 대가로 만든 처녀작 고독한 인간 내면에 담긴 진실한 사랑과 자기희생 가난한 사람들 은 빈곤 속에서 허덕이며 문학에 정진하고 있던 무명의 청년 도스토옙스키를 일약 대가의 지위로 끌어올린 처녀작이다. 이 책은 하잘것없는 하급 관리인 마카르와 고아가 되어 갖은 고난을 겪고 있는 불쌍한 처녀 바르바라(바렌카)가 주고받은 감미롭고도 순결한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누더기가 다 된 남루한 의복에 구멍이 숭숭 뚫어진 구두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 마카르는 주위로부터 조소와 모멸의 대상이 되어 거의 인격조차 인정되지 않은 ‘쓰레기’ 같은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기 한 몸보다 남을 사랑하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하는 위인이며 가난과 고난 속에서도 수치를 알고 체면과 양심을 잃지 않았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고독한 ‘인간 타이프라이터’의 심중을 파고 들어가서 가장 귀중한 인간의 보석들ㅡ풍부한 인간미와 진실한 사랑과 관대한 자기희생의 정신을 파낸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은 처음부터 가난하고 학대받는 인간들에 대한 강렬한 애정과 깊은 연민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리고 그 애정이나 연민은 보통 인도주의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학대받는 사람들’과 더불어 모욕과 고난을 겪고 있는 같은 인간끼리의 연민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동일하고 유리한 것-톨스토이의 말을 빈다면 ‘신이 인간에게 불어넣어 준 영혼’에 대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