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등진 고독한 공상가와 불행한 소녀의 만남 이루어지지 못한 나흘 밤의 뜨거운 사랑 백야 (1848)는 도스토옙스키가 27세 때 조국 잡지 12월호에 발표한 작품으로 ‘감상적 로망과 공상가의 추억에서’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 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이른바 ‘공상가’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부제의 ‘감상적 로망’은 작가의 청년 시대의 시정을 담았고 ‘공상가의 추억’은 공상가의 한 전형을 이룩해 놓았음을 의미한다. 이 작품의 배경은 신비스러운 뻬쩨르부르그의 백야로서 그의 주인공은 뻬쩨르부르그의 가난한 인텔리 청년이며 신분이 낮은 관리의 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을 등지고 쓸쓸한 하숙방에서 고독한 공상만을 일삼으며 살고 있으나 뭔가 사랑을 동경하고 있다. 그런데 작가가 그토록 사랑했던 이 신비스러운 백야의 뻬쩨르부르그에서 그 공상가인 청년이 우연한 기회에 불행한 소녀를 알게 되고 마침내 그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사랑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마침 실의에 차 있던 소녀도 이 순진한 청년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어 두 사람은 평생의 운명을 같이 할 결심을 하게 된다. 나흘 밤 동안 청년은 행복에 가득 차 있었고 두 사람은 결합될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뻬쩨르부르그의 백야에 돌연 소녀의 옛 연인이 나타나고 나스?까는 그 연인한테로 가버린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가난한 사람들 (1845)에서와 같이 이루지 못할 사랑-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한한 축복을 보낸다. ‘당신 마음의 하늘이 언제까지나 맑아지기를 당신의 아름다운 미소는 언제까지나 밝고 조용하고 평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