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2코스: 눈보라와 해풍의 판타스틱 이중주
폭설전야
녹고의 눈물 아래에서
온천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올레 13코스: 나무 그늘은 가만히 길을 보듬었다
가장 작은 교회에서 올리는 기도
길이 그어질 때, 숲은 비로소 열렸다
원더걸과 의자공원에서 술 한 잔
외길을 따라 오른 저지오름
창문 바깥에 번져오는 바다, ‘마레 게스트 하우스’
올레 14코스: 바다와 선인장이 엮어낸 길을 따라
길에 오르자 숲은 가만히 나를 껴안았다
선인장이 우거진 월령포구에 이르러
앵무새가 진짜인 줄 알았어, ‘정글 게스트 하우스’
올레 15코스: 숲은 무심히 어깨를 스치고
마을과 마을을 따라 걷는 길
오름, 언제나 편안한 그 이름
주인 없는 카페에서 커피 한 모금
바다 근처 아담한 집, ‘망고레이 게스트 하우스’
올레 16코스: 바다, 숲, 도시. 그리고 오솔길
느리게 걸으면서 만나는 바다
외딴 숲 속의 레스토랑 ‘Salad + mimi’
다시 만난 제주시는 어쩐지 조금 차가웠다
올레 17코스: 비 오는 겨울날에 걷는 올레
비는 사뿐히 머리를 적시는데
검은 용이 서 있는 해변에 잠시 멈추다
너무나 쫄깃쫄깃한 그곳, ‘쫄깃 센타’
올레 18코스: 그곳의 바다는 유난히 쓸쓸했다
안개 낀 제주시를 걷고 걸어서
검은 모래 해변을 거닐다
길 따라 엮어진 그들의 이야기
개성 넘치는 그곳에서 하룻밤, ‘아프리카 게스트 하우스’
올레 19코스: 마지막 올레에 서다
너울거리는 파도가 저편에서
순이 삼촌을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마침내, 여행을 끝냈다
언젠가 만날 제주 이웃들, ‘함덕 카약 게스트 하우스’
올레 1-1코스: 바람만이 머무는 작은 섬
제주를 떠나 우도로
쏟아지는 빗줄기에 기대어 걷기
비양도에서 하룻밤, ‘등머울 게스트 하우스’
들판을 달려오는 해풍과 마주한 채
에필로그
올레 20코스: 그리고 다시 만난 제주
어느 여름날, 다시 올레에 서다
함박웃음 가득, ‘스마일 게스트 하우스’
여름 바다가 길 위로 번져왔다
잠깐 소나기에 취해
아직 고래가 되진 않았어요, ‘고래가 될 Cafe’
오후의 햇살은 마을에 내려앉고
올레 21코스: 발로 이어 제주 한 바퀴
열대야마저 유쾌하게 ‘코코코 게스트 하우스’
해녀, 이 두 글자에 담긴 한 많은 삶
영등할망의 까칠한 매력
지미봉에 올라 바라본 제주 앞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