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다가와 있는 여든네 살 증조할머니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열두 살짜리 증손녀 아나벨이 편지를 주고받는다. 처음에는 증조할머니에게 할 얘기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지만, 아나벨은 점점 가족, 학교, 친구에 대해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도 털어놓게 된다.
세대 차이를 느끼고 서로의 생각에 공감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증조할머니는 아나벨에게 누구보다도 훌륭한 조언자가 되어 준다. 작품 전반에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깔려 있긴 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고 엉뚱한, 닮은 듯 닮지 않은 증조할머니와 증손녀의 유쾌한 소통을 통해 사랑과 용서, 삶에 대한 긍정, 그리고 겸손과 배려의 마음을 배울 수 있다.
세대 간의 교류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작품에 수여하는 프랑스의 아동문학상인 크로노상 수상 작품으로, 클레르 프라네크의 따뜻한 그림이 등장 인물들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