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모릅니까?”
도대체 그를 언제, 어디서 만났단 말인가!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인상의 소유자인데 왜 나는 그를 기억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런 그에게 민혜가 진지하게 물었다.
“혹시 부장님, 전생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서 부장의 얼굴이 마치 도를 아세요, 라는 질문을 들은 행인처럼 썩어갔다.
“그러니까 전생을 기억하고 계신 거 아니냐고요. 죄송한데 제가 전생에 서 부장님에게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모르겠어요. 서 부장님 댁에 불을 지른건지, 아니면 암행어사로 나타나서 서 부장님 집안을 쫄딱 망하게 했는지 어쨌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용서해주세요. 저는 아무래도 전생까지 기억하기 힘들 거 같아요.”
서 부장은 암담한 표정으로 민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도 전생까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만…… 그 쪽이 나를 기억 못하는 게…… 조금 화가 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