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 편집한 것으로 시인 김종삼의 시가 가진 ‘순수성’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시인 김종삼은 황해도 은율 출생으로 평양의 광성보통학교 졸업 후 일본 도요시마[豊島]상업학교를 졸업하였다. 그 후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였고 유치진(柳致眞)에게 사사 연극의 음향효과를 맡기도 하였다. 6·25전쟁 때 대구에서 시 《원정(園丁)》 《돌각담》등을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주요저서로는 《원정》 《돌각담》《십이음계》(1969) 《시인학교》(1977) 《북치는 소년》(1979)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1983) 등이 있다. 필자는 김종삼 시의 순수성이 무엇보다 새로운 언어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새로운 민족어와 민족문학 창출이라는 문학적 과제를 목도했음에도 후반기 동인 등 피상적인 모더니즘이 주류를 이루었던 1950년대 전후문단에서 그의 시적 인식과 형식적 기법의 새로움은 한국 현대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의미를 보여 주는 전범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본고는 총 6장으로 1장에서는 김종삼 시의 의미와 그 속에 드러난 1950년대 시문학계를 훑는다. 2장에서는 그의 시에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모성애 즉 ‘어머니’라는 단어가 가지는 정서에 대해 논한다. 3장은 2장에 이어 고향을 상실한 기억과 그의 추상적인 시어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찰하며 4장에서는 죽음과 재생을 반복하며 심리적인 구원을 찾으려는 시인의 생애를 되짚는다. 5장에서는 그의 시에 나타나는 환상과 현실 그리고 내적인 화해에 주목하며 6장에서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