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아. 너 치마에…….”
너 치마에 생리 묻었어.
그 한마디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 * *
사물함 문을 쾅 닫고선 성큼성큼 내 자리로 걸어갔다. 생리대 가져가야지. 허리를 숙여 잠겨있던 가방의 지퍼를 여는데, 또 쪼르르 따라붙은 박태형이 뒤에서 내 허리를 감싸 안으려는 것이 느껴졌다.
“야, 너 뭐하……!”
“양아치야.”
“…….”
박태형이 내 허리에 둘러맨 것은 제 팔이 아닌 남색의 교복 가디건이었다.
“앞으론 가디건 꼭꼭 챙겨 다녀.”
“…….”
커튼을 타고 흘러들어온 햇빛 한줌이 녀석의 반짝이는 얼굴을 비추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