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경직으로만 볼 땐 적어도 네 시간 이상 된 것 같고. 물론 사건현장이 이 현장 그대로였다면.”
“우리가 과학 수사대냐. 형사지.”
시체를 보는 눈이 탁월해 우락의 말이 거의 전문가의 소견과 일치하긴 하지만 오 반장은 괜히 투덜거렸다. 그런 것을 잘 알기에 우락은 빤히 사건현장을 바라봤다.
“네 시간…….”
네 시간 전이면 잠복근무를 하던 때였다. 곰곰이 생각하던 우락의 머리에 여자의 목소리가 스쳐지나갔다.
‘형사님, 빨리 집에 들어가 봐. 형사님 아내, 지금 위험하거든.’
어두운 골목길에서 음산한 기운을 내뿜던 여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뚜렷이 맴돌았다. 순간,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땐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어갔던 말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