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생이라는 바둑을 거의 다 둔 것 같다. 이제는 아이들이 아들 딸 낳고 잘 사는 것을 보는 재미로 족하다. 그 꼬물꼬물한 손자들 보는 재미 이상 바랄 게 없다. 이제는 집 나기를 해야 할 때라고 여기고 버리는 연습을 해왔는데 생명이 연장되고 보니 조금만 빈 터가 보여도 뭘 심으려고 하니 우습다. 시농사詩農事를 두고 하는 말이다. … 물질주의 배금주의 상업주의로 정서가 메말라서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한 이 정신춘궁기에 이 책이 다소나마 청량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