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를 소로우라고 부른다. 인터넷에서 쓰는 닉네임이기도 하지만 그가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철학이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를 닮았기 때문이다. 그가 젊었을 때부터 소로우의 삶을 지향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보통 한국 남자들처럼 돈과 성공을 목표로 젊은 시절을 보냈고, 어느 정도 그 목표를 이루기도 했다. 여러 가지 사업을 벌여서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돈을 모았다. 그 성공은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 한눈을 팔기 시작하면서 재산은 허망하게 사라졌다. 쫄딱 망하고 나서야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에 눈을 떴다. 세상이나 남들이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이미 정해 놓은 룰을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찾아내고 정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가 원하는 삶이다. 소로우는 그의 책에서 ‘짓궂고 거칠고 괴짜이며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라야 희망이 있다. 신사들이여, 당신들은 다 하나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석화는 그런 의미에서 신사가 아니다. 그는 산 속에서 자기 손으로 오두막을 짓고 텔레비전과 냉장고와 세탁기가 없는 삶을 고집한다. 불필요한 것을 다 추방하고...나야 진짜 필요한 것이 들어올 자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는 귀농이나 귀촌이 단순히 사는 곳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와 삶의 방식을 바꾸는 문제라는 생각으로 산 속의 삶에 대한 기록인 ‘고라니골 판타지’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