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년에 집필된 작품으로 추정되는 <햄릿>에서 우리는 우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햄릿의 ‘복수’라는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주인공 햄릿이 갈등을 수용하고 해결하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햄릿>의 주제와 햄릿의 성격 그리고 그의 행동과 사고를 통해 표출된 시대사상을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햄릿>에 드러난 갈등의 양상은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외적 갈등이란 선왕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려는 햄릿과 그의 의도를 눈치 챈 클로디어스와 그 하수인 일당의 대립이다. 클로디어스는 로젠크란츠 길던스턴 레어티스라는 악의 하수인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햄릿을 제거하려 한다. 이러한 외적 갈등의 양상에서 햄릿은 희생당하지만 악의 자멸이라는 양상으로 모든 악한 인물들은 파멸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갈등 양상일 뿐이다. 이 작품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햄릿이란 인물의 내부에서 전개되는 갈등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