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 란 하뉴 드 모어 히스파다를 이 시간부로 폐(廢)한다. 이는 나 이스마일 하뉴 드 모어 히스파다의 이름으로 유효할 것이다.” 이스마일은 단정한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러면 묻겠다. 어찌해야 짐도, 그리고 그대도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오겠느냐?” 다연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란을 죽음으로 몰고 간 존재들이 원하는 것은 레이디아 후작의 지위. 그들에게 그것을 순순히 넘겨줄 수는 없었다. 철저하게 짓밟을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도 갈망하던 레이디아 후작의 자리를 란에게 귀속시킬 것이다. 역사책에 레이디아 후작으로 기록되는 것은 란 바네사 레이디아다. 그것이 다연이 그리는 완벽한 복수의 시나리오였다. “저를 간택하십시오. 그런 다음.” 이스마일의 눈동자를 응시하면서 다연은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저를 폐(廢)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