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를 원하는 학생들의 상담을 위해 한 남교사가 교무실 책상 앞에 앉아 있다. 그리고 문제 학생들이 한 명씩 교무실에 들어와 자신이 왜 자퇴를 하고 싶어하는지 열변을 토한다. 그런데 이 학생들의 자퇴 이유가 황당하다. 한 학생은 무식하고, 또 다른 학생은 소심하다. 교사는 "내가 이상한 건가"라며 멘붕한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멘붕으로 넉다운된 교사에게 마지막 어퍼컷을 날리는 소녀, 갸루상이다. 노랗게 염색한 웨이브 헤어스타일에 볼은 빨갛게, 눈은 하얗게, 눈은 판다처럼 시커멓게 그린 갸루상은 한국사람도 아니고 일본사람도 아닌, '사람이 아니무니다'라며 자신을 부정한다.
갸루상은 모든 질문을 다 부정한다. 입이 없어 밥을 못 먹는다고 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고 하며, 얼굴이 없어서 사진도 못 찍는다고 한다. 갸루상은 사람이 아닌 수정란에, 견과류인 그냥 '엉덩이가 작고 예쁜 갸루상'이다. 갸루상의 대답은 사람의 예측의 범위를 넘어선다.
어찌 보면 막무가내식 황당 캐릭터로 보일 수 있는 이 '갸루상'은 독특한 말투와 분장 그리고 갸루상으로 분한 데뷔 16년 차 개그맨 박성호의 연기력이 결합되면서 '황당'이 아닌 '참신'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갔고, 세상은 갸루상의 말투인 '아니무니다'로 가득 찼다. "밥 먹었니?", "밥 안 먹었스무니다", "왜 늦게 왔니?",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무니다"…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유행어가 된 것이다.
'박성호는 1999년 '로보캅'으로 처음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이후 운동권 학생, 마구잡이 형사, 선과 악이 공존하는 다중이, 패밀리레스토랑 여자종업원, 바른 생활(안 권하는) 선생님 등 강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왔다. 그런 그가 2012년 새롭게 선보인 '갸루상'이란 캐릭터는 본인의 개그 인생에 볼드체로 새겨질 정도로 폭발적인 성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