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로맨틱가이 박건형이 안방극장 여성 팬들의 정신을 쏙 빼놓고 있다. 최근 종영된 MBC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에서 박건형은 산부인과 의사 조은성으로 분해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적 감성 드라마를 선보였다. 특히 훈남 외모에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 남의 아이를 임신했음에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는 캐릭터 조합은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와 관심을이끌어 냈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오랜 뮤지컬 무대에서 갈고 닦은 박건형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TV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 게 아닐까 싶다.
박건형은 2001년 뮤지컬 '더 플레이'로 데뷔한 뒤, 2003년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5차 오디션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첫 단독 주연을 따내며 새로운 뮤지컬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해 '토요일 밤의 열기'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듬해 박건형은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박건형은 2004년 드라마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영화 'DMZ, 비무장지대'를 연이어 촬영하면서 당시로써는 보기 드문 뮤지컬에서 방송 및 영화계 진출 케이스를 만들어 냈다. 또 2010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해야 하는 로맨티시스트 베르테르 역으로, 2011년 '조로'에선 마초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조로역으로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뮤지컬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제 박건형은 로맨티시스트와 마초적인 연기를 뒤로하고 또다시 트랜스젠더 록 가수 '헤드윅'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건형에게서는 이미 '아이두 아이두'에서 보여줬던 로맨틱가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체중 감량으로 얼굴은 홀쭉했고, 다리를 꼰 채 휘젓는 그의 손짓은 유독 섬세했다. 또 말투는 요염한 여성의 것으로 점점 성숙해가고 있었다. 이쯤이면 변신의 귀재라 불러도 손색없지 않을까? 박건형 표 '헤드윅'이 몹시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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