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이구, 그래. 잘했다, 이우진.” 아이스크림 가게가 생기고 2개월 정도를 꾸준히 들락거리고 있던 어느 날, 동네 서점에서 그를 만났다. 우진이는 내게 다가와 “안녕하세요, 저 아이스크림…….”이라며 말을 건넸다. 나는 그를 한 번에 알아봤고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그리곤 그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뒤적이더니 도장이 가득 찍힌 아이스크림 쿠폰을 건넸었다. 우진이네 가게에서는 아이스크림을 9번 먹으면 1번은 공짜로 주는 쿠폰제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희 가게 단골이신데, 이거 가지세요.” 그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별 생각도 없이 좋아하며 그걸 받았고 우리는 가게까지 같이 걸어왔다. 나는 쿠폰을 손에 꼭 쥔 채 신 나게 떠들어댔고 당시 26살 동갑내기였던 우진이와 친구가 됐다. “야, 이우진, 너 솔직히 말해. 너 그때 서점에 나 일부러 따라왔지?” 우진이는 순박해서 놀려먹기에 딱 좋았다. 나는 히히덕거리며 장난을 걸었고 우진이는 수줍은 듯 웃었다. “아니래도. 말했잖아, 그 전부터 그 서점에서 널 여러 번 봤었다고. 그때는 차마 말 못 걸었지. 근데 드디어 용기 낸 거야. 계속 모른 척하기도 그렇고.” “계속 모른 척하면 어때서.” “우리 가게 단골이고 네가 날 봤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서점 친구 한 명 정도 있으면 좋잖아.”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