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형의술이 세계적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달라진다는 건… 정말 기적인 거 같아. 아, 미안! 네가 성형수술을 하려고 해서 한 건 아닌데 말이야. 사실 교통사고로 네 얼굴이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고 해서 이상한 얼굴이 됐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헛 흠. 미안해.” 그는 그녀의 눈빛이 달라지자 헛기침을 하면서 시선을 피했다. 여진의 입가에 냉소가 어렸다. “그랬으면 하고 바라는 거야?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내 얼굴이 엉망진창으로 변했기를 바라는 거야?” “미안해. 그런 말이 아니라는 거 알잖아. 그리고 그때는 내가…….” 그는 그녀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서둘러 말을 돌렸지만 그녀가 그의 말을 끊었다.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마. 다 잊기로 했으니까. 네 덕분에 여자란 애교 많고 예뻐야 한다는 진리를 처절히 깨달았으니까. 그래서 나 많이 노력했어. 외모도 그렇지만 성격도 여자다워지려고 말이야.” ‘나한테 푹 빠지게 만들 거야. 나 아닌 다른 여자가 다시는 네 눈에 들어오지 않게 만들 거야. 나한테 푹 빠졌을 때 널 가차없이 버릴 거야. 그래서 버림받는, 아니, 배신당하는 기분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 거야. 지금 웃을 수 있을 때 실컷 웃어. 나중에는 피눈물을 흘리게 될 테니까.’ 그녀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안 그러면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들킬 것만 같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