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장이자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나재현,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자 김현희, 그리고 나. 동급생인 그들은 위험하고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벌인다. 연약한 모범생이던 나는 그들 사이에서 점차 변해 가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 꼭지점 사이에서 벌어지는 원초적인 사랑, 욕망, 욕정, 집착, 질투, 그리고 권력.. 모든 것은 관계(關係)로 귀결된다. 이광희 로맨스 장편 소설 『첫, 관계』... ▶ 책속으로 ... 순간적으로 녀석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인간 나재현이 이만한 일로 눈물을 보일 녀석이 아니라는 것쯤은 내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던가 말이다. 다시 보았을 때 눈물은 사라져 있었다. 아마도 내가 잘못 본 것이었으리라. “그럼... 난 뭐지?” “모르겠다. 나한테 네가 뭔지는... 후후후.” 체념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니, 다른 뭔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외에 말이다. 그러나, 녀석의 얼굴은 그런 목소리에 너무도 잘 맞았다. ... ... “부반장. 너 좀 이상해. 오늘 왜 그래?” 참다못해 바보 같은 질문을 하고 말았다. “그냥... 알았어. 내 생각이 정 그렇다면... 수업 때문에 난 이만 들어가 볼께. 넌 조금 더 쉬었다가 와.” “생각해 줘서 고마워, 부반장.” “저기, 내 이름은 김현희야.” “어?” 문을 나서다 말고 갑작스럽게 몸을 돌린 부반장의 말에 나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 졌다. 제대로 듣지 못한 나는 다시 한 번 물어 볼 수밖에 없었다. “내 이름말이야. 부반장이 아니라, 김현희라구. 자꾸 이름대신 부반장이라고만 부르길래. 혹시나 해서 아직도 내 이름을 모르는 건가 해서.” “아! 그래... 그렇지.” 바보처럼 나는 ““김현희”“라는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면서도 한편으로는 입으로 ““그렇지”“를 되풀이 하고 있었다. 어째서, 김현희라는 이름 대신 줄곧 부반장이라고만 불렀을까? 도대체 언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