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 가죽』은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1831년 \"철학 소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되어 발자크에게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발자크가 자신의 소설 작품 전체에 이름 붙인 『인간극』은 발자크가 현실의 세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또 하나의 우주라 할 수 있는데 『나귀 가죽』은 『인간극』의 목록에서 \"철학 연구\"의 맨 앞자리에 배치되어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나귀 가죽\"의 원제인 \"La Peau de chagrin\"에서 ´chagrin´은 \"가죽\"이라는 의미 외에도 ´슬픔, 번민´이라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어 \"슬픔이 갉아먹는 목숨\"이라는 의미를 감추고 있다. 주인공 라파엘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주는, 그렇지만 욕망이 실현될 때마다 가죽을 소유한 자의 운명도 단축시키는 마법의 가죽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나귀 가죽』은 한 편의 \"철학 소설\" 혹은 \"테제 소설\"로서 \"생의 에너지\"의 총량을 의미하는 \"가죽\"을 통해 \"욕망을 위해 존재의 파멸을 부를 것인가, 아니면 존재의 지속을 위해 욕망을 억제할 것인가\"라는 선택이 불가능한 모순된 문제를 제기한다. 『나귀 가죽』은 19세기 전반 격변하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당대의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면서 환상의 요소를 가미해 욕망과 모순되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국내 최초로 번역되는 이 작품은 발자크 문학 연구자 이철의 교수가 생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이 철학 소설을 현대적이고도 진중함을 잃지 않는 언어로 옮겨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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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 Honore de Balzac 1799년 5월 20일 투르에서 태어났다. 파리에서 중등교육을 마치고 소르본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법률 사무소와 공증인 사무실에서 잠시 견습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공증인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뜻을 거역하고 작가의 길을 선택, 자신의 재능을 입증하기 위해 운문 비극 『크롬웰』을 집필하지만 참담한 실패를 겪는다. 그러나 문학에 대한 열정을 굽히지 않고 창작활동을 이어가며 이른바 \"상업 문학\" 작품을 양산한다. 이후 문학을 등지고 인쇄업, 출판업, 활자주조업에 투신하지만 사업 실패로 큰 빚을 지게 되고, 1829년 처음으로 자신의 본명을 써서 『마지막 올빼미 당원 혹은 1800년 브르타뉴』를 출간하면서 여러 신문에 시사 논평을 기고하는 등 다시 글쓰기에 몰두한다. 1831년『나귀 가죽』을 발표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명성을 얻은 후 『외제니 그랑데』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잇달아 발표한다. 자신의 소설 작품 전체를 묶어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로 삼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구상하여 1846년 『인간극』을 출간한다. 유례없이 방대하고 비범한 작품을 남긴 발자크는 몇 개월 동안 병상에서 지내다가 1850년 8월 생을 마감하고 페르 라셰즈 묘지에 안장된다. 이철의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역사에서 소설로 - 발자크를 읽는 하나의 관점」으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상명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인간극과 가상의 통일성」「발자크 문학의 환상과 현실」 「발자크, 모호성의 의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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