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은 아마추어, 일은 프로’인 남자는 없다! 주말마다 백화점은 자연스레 남자 구역과 여자 구역이 나뉜다. 매장에서는 여자들이 물건을 고르며 가격표를 비교하느라 분주하고, 구석에서는 남자들이 부인이나 여자친구, 혹은 엄마를 지루한 표정으로 기다린다. ‘화장하는 남자’, ‘옷 잘 입는 남자’란 키워드가 간혹 인터넷을 달군다지만 보통 남자들에겐 쇼핑이나 멋 부리기가 쑥스럽고 재미없는 일일 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짐짓 슈베르트나 성직자를 연상케 하는 스타일을 고집하던 김정운 교수 역시도 그런 보통의 남자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명작 스캔들’이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중년의 멋쟁이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는 고갱의 ‘수태고지’를 설명할 때 그림 속 여인의 치마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붉은 나비넥타이를 하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에 얽힌 일화를 얘기해줄 때는 고전주의를 표현하려는 듯 절제된 정장과 포켓 치프로 멋을 냈다. 외모가 바뀌면서 그의 이름과 책, 강연은 더 유명해졌다. 변화된 그의 옷차림은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방송과 강연에서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는 촉매가 되었고, 청중들을 더 몰입하게 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변화 뒤에는 바로 스타일리스트 윤혜미가 있었다. 스타일리스트 윤혜미는 국민 앵커인 조수빈, 김경란, 황수경 등을 비롯하여 진대제, 문국현과 같은 정재계 인사, 앞서 언급한 김정운 교수 등 다양한 사회지도층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는 국내 최고의 남성 전문 스타일리스트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 다시 말해 마네킹보다 훨씬 작은 신장과 통통한 체구에, 꽤 줄어든 머리숱을 지닌 지극히 평범한 남자들을 위해 『남자의 멋?품?격』이라는 책을 썼다. 저자는 수많은 남성들이 자기 안에 잠재돼 있는 최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커리어에서도 많은 손해를 보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신제품 론칭 행사의 PT, 일 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임원의 접견, 중요한 계약을 위한 거래처와의 미팅 등 짧은 순간에 상대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할 기회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도 촌스럽고 고루한 이미지에서 변화되는 것을 거부한다면 성공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과 같다. 저자는 16년 동안 현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이 책에 살뜰하게 담았다. 옷차림에 대한 마인드 변화에서 실제로 옷 입는 방법, 그리고 옷과 외모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지 실용적인 기술을 알려준다. 게다가 이 책은 값비싼 명품을 사라고 채근하는 다른 스타일북과는 달리, 지금 옷장에 있는 옷들을 가지고 더 멋진 모습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니 더욱 기특하다. 과하지도 궁하지도, 요란하지도 허술하지도 않은 품위 있는 옷차림의 기술 『남자의 멋?품?격』에서는 본격적인 스타일 첨삭 이전에 남자 옷차림의 일곱 가지 기본 공식을 소개한다. 이 공식은 스타일 변신의 밑천이자, 기초 작업이다. 또한 철옹성처럼 고집스러운 변화 거부자들에 대한 마인드 워밍업이다. 첫째. 제 사이즈를 찾아 딱 맞게 옷을 입어라. 둘째. 상반신, 특히 얼굴과 헤어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하라. 셋째. 남자의 옷차림에서는 기본 아이템과 기본적인 원칙이 중요하다. 넷째. 셔츠, 속옷, 양말 등 은근히 눈에 띄는 속에도 신경 쓰라. 다섯째. 장소와 얼굴색 등 옷의 배경이 되는 조건들을 고려하라. 여섯째. 커다란 브랜드 로고에서 탈피하라. 일곱째. 당신의 단점을 당신의 개성으로, 나아가 장점으로 승화시켜라. 이 일곱 가지 공식은 조금씩 응용하여 실제로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은 클래식 슈트, 비즈니스 캐주얼, 캐주얼 그리고 옷차림을 완성해주는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전보다 멋진 자신을 가꾸는 방법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특히, 써먹을 일도 없는 어려운 패션 용어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간혹 필요한 용어에는 친절한 부연 설명이 덧붙어 있어 부담스럽지 않다. 교과서 같은 엄격함과 품위, 클래식 슈트 남자들의 옷, 클래식 슈트. 이를 잘 입는 방법은 무엇일까? 클래식 슈트를 입을 때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외국인이 한복을 입을 때 한복 고름을 엉망으로 맨 것을 보면 보기에 좋지 않으며 입은 사람이 옷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클래식 슈트도 마찬가지로 이 옷만의 원칙이 있다. 저자는 엄격한 원칙주의에 따라 좋은 드레스셔츠를 선택법,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넥타이 패턴 고르는 법, 자신에게 맞는 슈트의 맞춤, 구매, 착용법 등을 설명한다. 부드러운 매너와 절제된 강렬함, 비즈니스 캐주얼 비즈니스 캐주얼은 요즘 기업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쿨비즈(Cool Biz)룩, 즉 ‘정장보다 더 편안한 사무실 옷차림’과도 상통한다. 저자는 비즈니스 캐주얼의 핵심이 바로 ‘절제’와 ‘중용’임을 강조하면서 원칙과 개성, 긴장과 여유, 전통과 일탈 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야 멋스러우면서도 프로페셔널해보인다고 말한다. 마치 배우 손창민처럼 말이다. 그는 슈트를 입지 않아도 늘 점잖음과 격식, 겸손을 잃지 않는 비즈니스 캐주얼의 좋은 롤모델이다. 슈트보다는 편하면서도 격식도 잃지 않는 재킷, 캐주얼 셔츠 그리고 니트와 면바지 등 깔끔한 사무실 캐주얼룩을 멋스럽게 입는 법을 알려준다. 자유로운 개성과 센스를 표출할 기회, 캐주얼 남성복 가운데 마음껏 개성을 드러내도 좋은 옷은 바로 캐주얼이다. 이 책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어울리는 청바지 고르는 법, 멋스럽게 티셔츠를 입는 레이어드(겹쳐 입기)의 기술, 워크숍과 나들이, 피트니스센터와 야유회에서 입는 스포티 캐주얼과 스포츠웨어 등을 멋스럽고 품위 있게, 그러면서도 자신의 장점과 개성이 잘 드러나게 연출하는 법이 설명된다. 작은 곳에서 완성되는 남자의 멋, 디테일 여기에 남자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아주 섬세한 부분, 디테일에 대한 강의가 이어진다. 비싼 슈트와 명품 구두를 착용해도 경박해 보이는 남자가 있는 반면, 평범한 옷을 입어도 기품 있는 남자도 있다. 이들은 명품 슈트보다는 만년필에, 고가의 브랜드가 크게 박힌 셔츠보다는 자기 얼굴에 어울리는 안경테에, 그리고 헤어스타일과 체형 관리 등에 더 신경 쓴다. 저자는 자칫 놓칠 수 있는 남자의 멋, 품, 격의 화룡점정, 즉 디테일에 대한 얘기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성공한 남자의 자연스러운 멋, 깔끔한 품새, 높은 격조를 배우라! 삼성 이건희 회장, 축구선수 박지성, 앵커 홍기섭, 배우 손창민…. 이들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오래도록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점과 함께 자신만의 향기를 지닌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스타일은 과하거나 요란해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결코 궁하거나 허술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신경을 쓴 듯 안 쓴 듯, 자연스러운 멋과 깔끔한 품새 그리고 높은 격조를 지녔다. 한눈에 확 눈길을 끌기보다 시간과 장소에 잘 어울리면서 자신만의 멋을 잃지 않는 고수의 옷차림을 즐긴다. 『남자의 멋?품?격』의 목표는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나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남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대신 이런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깨닫고서 실천하고 있는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옷차림에 너무 무심한 남자들에게 환기시켜주고자 한다. 자, 일 잘하고 멋진 프로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고지식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아마추어로 남을 것인가? 『남자의 멋?품?격』을 짚는 순간, 현명한 답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