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특별함이 좋다. 그녀의 인생. 나에게 인생이란 어둡고 힘든 일만 가득했다. 엄마의 외도와 그것에 상심한 아빠의 죽음. 아버지가 다른 남동생의 불치병. 그리고 지긋지긋한 가난. 나도 남들처럼 대학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내게 주어진 청춘의 때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살고, 내가 학교에 복학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했다. 나는 원치 않게 소녀가장이 되었다. 하루하루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을 때, 그가 눈에 들어왔다. 훤칠한 키에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그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늘 같은 시각에 영화관을 찾았다. 어느 날, 내 실수로 인해 시작된 그와의 인연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의 상처. 나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눈동자의 색깔이 서로 다르다는 것. 오드아이. 사람들은 나의 눈동자 색깔 때문에 나를 멀리했다. 머리카락을 오른쪽 눈동자를 덮을 정도로 길게 기르고, 항상 선글라스를 쓰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방어막이다.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받는 시선이 너무 힘겹다. 여느 때처럼 영화관을 찾았을 때, 그녀를 보았다. 화상을 입었는지 얼굴이 일그러진 남자를 친절하게 응대하는 그녀를 보았을 때, 어쩌면 나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섰다. 나의 인생을 구원해주기를 바라며. 서로를 보듬어 가는 치유의 여정. 김나혜 작가의 [나의 연인 오드아이]는 상처를 가진 이들의 사랑이야기다. 불행한 가족사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민사라와 부유하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적 특징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살아가는 서류는 서로에게 끌린다. 상처 받은 자들끼리 서로의 아픈 곳을 보듬어주면서 좀 더 나은 삶의 자세를 터득한다. 그들의 사랑이 처음부터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감정은 엇갈리고 부딪치면서 서로의 모난 점을 맞추고, 부족한 점을 채우게 된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독자의 마음에 따뜻함을 전달한다. 작가의 처녀작으로, 두 사람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누구나 사랑 받을 수 있고, 치유받을 수 있는 점을 강조하는 따뜻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