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으로 보물을 찾아 떠난 사람들, 그리고 사라진 그들...
초등학생 시절, 따스한 봄날 소풍을 떠나 보물찾기라는 이벤트에 참여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코끝을 감싸는 봄날의 향기에 취한 코흘리개 아이들에게 ‘보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환상은 ‘내가 정말 찾을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동시에 왠지 모를 설렘을 가져다준다. 보물을 찾아 열심히 뺑뺑이(?)를 돌던 아이들 중 보물을 찾은 누군가의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부상으로 받은 자그마한 공책이나 필기도구는 방구석 어딘가에 처박혀있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보물’을 찾았다는 그 설렘만큼은 어린 가슴 한 구석에 고이 모셔두었을 것이다.
그 어린 코흘리개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코를 흘리지 않는다는 것 빼고는 나아진 게 없는, 삶이 비루하기만 한 어른들은 아직도 ‘보물’이라는 환상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공책과 필기도구로는 성에 차지 않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걸린 어른들에게 ‘보물’이라는 환상만으로 그들의 가슴을 채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그들은 ‘진짜’ 보물을 손에 넣는다는 또 다른 환상을 만들며 처절해져 버린 삶의 공허한 한 구석을 조금이나마 채워보려고 한다.
보물을 찾아 외딴섬으로 떠나는 사람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하는 그들... 그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들은 보물이라는 환상을 손에 사로잡을 수 있을까? 코흘리개 어린 시절의 환호성을 그곳에서도 지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