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한국과 일본, 한국과 서양의 민간문화교류 실상을 구명하고자 하는 일련의 지속적인 연구작업의 일환으로 발간된 논문집.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대변되는, 한반도와 만주를 둘러싼 치열한 국제질서의 재편과정은 20세기 초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았다. 19세기 후반부터 한반도에 몰아닥친 외세의 거대한 파고는 우리 민족사에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이 시기 새롭게 접하게 된 서구의 신문물과 종교, 사상, 그리고 정치?경제?군사를 비롯한 각종 제도는 우리의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하였을 뿐 아니라 급기야는 천 년 넘게 권위를 지켜오던 중세의 전통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뒤집어 놓고야 말았다. 비록 능동적으로 성취한 근대로의 진입과정은 아니었지만, 이로써 우리 민족은 비로소 근대 문명을 호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시기 우리가 새로운 문물과 제도를 지닌 세계와 만나는 과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