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문명의 급진적 발전에 대한 시인의 저항 방식으로서 생명을 향한 사랑을 노래하는 것 이외에 대안이 될만한 방식은 없으리라. 지금은 관습의 미몽(迷夢) 속에서 미물로 간주되어 왔던 잡초 한 가닥, 풀벌레 한 마리를 사람의 가족으로 끌어안는 자애(慈愛)의 언어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당위적 요청에 구속된 시인들의 연대의식이 서정적 합창을 낳을 때, 독자들의 삶 속에 독초처럼 뿌리 박힌 물신주의(物神主義)와 인간중심주의가 생명친화적 의식으로 변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