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대가 일제시대의 어두운 역사의 한 단면이라면, 공녀는 중세시대의 부끄러운 역사의 흔적이다. 위안부 사냥꾼들에게 식민지시기의 여인들이 잡혀갔다면, 고려?조선시대의 여인들도 공녀사냥꾼들의 마수에 걸려들어야만 했다. 그리하여 수 천명의 어리고 아리따운 처녀들이 원?명?청나라 땅으로 끌려갔다. 낯설고 물설은 타국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우물에 뛰어들거나, 스스로 목을 매어 끝까지 저항한 처녀들도 많았다. 그녀들의 부모와 친척들은 또 생이별의 슬픔에 몸부림쳤다. 이 책은 공녀들의 슬픈 이야기를 술이부작(述而不作)의 정신에 따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정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