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너무 많아서, 꿈이 없어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마르탱 파주의 신작! 우주가 뒤흔들릴 만큼 혼란을 겪는다는 중학생. 어른들은 그 혼란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와 빨리 진로를 선택하라며 아이들을 괴롭힌다. 아직 나 자신도 누군지 모르는 마당에 꿈이라니, 화가 날 법도 하다. 여기 그 화를 표현하는 중학생 이야기가 있다. 꿈이 너무 많아서 또는 꿈이 없어서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대표하여 반항하겠다는 소녀다. 바로 마르탱 파주의 신작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의 주인공 셀레나다. '중2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중학생의 삶은 힘겹다. 근데 꿈까지 정하라니, 너무한 거 아닐까? 그래서 셀레나가 나섰다. 전작 《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 줄게》,《숨은 용을 보여 주는 거울》에서 이미 증명하였듯, 마르탱 파주는 ‘중학생 감성’을 그리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어른인 듯 어른 아닌, 어른 같은 중학생의 여물어 가는 영혼을 감각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글로 이야기한다. 전작에서 남자 중학생의 감성을 날것 그대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여자 중학생의 싱그러운 치기와 재기, 그리고 발칙한 감성을 시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서술하고 있다. 휘청거리는 10대에게 바치는 마르탱 파주의 위로를, 한번 들어보자. “지금 꿈을 정해야 해?” 모범생 셀레나의 발칙한 반항기 내 한 몸도 주체하기 힘든 마당에 온갖 것들이 끼어드는 중학생 시절. 자신을 오롯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기력을 써 버리는 시기다. 그리고 힘겹게 사는 것에 익숙해져 버릴 정도로 영혼을 괴롭히는 청춘의 절정기이기도 하다. 그런 ‘중학생’ 시기를 살고 있는 소녀, 셀레나가 있다. 셀레나는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도, 진로를 선택하고 싶지도 않은, 아니 진로를 선택할 수도 없는 평범한 10대다. 그저 친구 베란과 나누는 수다가 행복하고, 입맛을 돋우는 로크포르 치즈가 좋고 온종일 시험으로 자신을 지치게 만드는 교육부를 욕하고 겨우 한 곡 쳐낼 수 있는 자신의 기타 실력에 만족하는 그런 소녀 말이다. 그러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부모님의 한 마디는 셀레나의 인생을 꼬아 놓기 시작한다. “네가 예술가가 되면 좋겠구나.” 미처 이루지 못한 자신들의 꿈을 딸에게 투사하기 시작한 부모님은 점점 극단적인 방법으로 셀레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한겨울의 집은 난방이 꺼지고, 용돈도 끊기고, 먹을 거라곤 감자 몇 톨이 전부인 삶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예술가는 원래 힘겹게 살아야 된다나 뭐라나. 이런 광기 어린 부모님은 어느새 스스로를 망치면서까지 셀레나를 자극하고, 셀레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는데……. 셀레나는 과연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단 하나, 그저 나 자신이 되고 싶을 뿐!” 모든 흔들림을 잠재울 수 있는 내 안의 힘 생각이 너무 많아서 아무 생각이 없는 중학생 셀레나. 사실 셀레나는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을 알고 있다. 바로 ‘자기 자신’ 말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 대답을 거절하고 거부하고 싶어 하며,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원하는 대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셀레나의 부모님은 다소 엉뚱하게 “예술가”라는 직업을 셀레나에게 강요했지만, 사실 본질은 똑같다. 대부분의 부모님은 학생 때 꿈과 진로를 정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차곡차곡 준비하지 않으면 마치 미래는 없는 것처럼 말하며 사회적인 인정과 지위가 있는 직업을 노골적으로 혹은 은근하게 강요한다. 청소년이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때까지 결코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실 이 작품은 마르탱 파주가 우리에게 던지는 신랄한 독설이자 위로다. 꿈이 아닌 장래희망을 강요하는 사회와 진정한 자아와 성장을 외면하는 부모님 그리고 꿈이 너무 많거나, 꿈이 아주 없어서 자신을 탓하는 청소년 모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말이다. 유쾌하게 그려낸 중학생 셀레나의 사춘기 꿈 반항 작전,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는 그 이면을 통해 발칙한 지적으로 우리 청소년에게 ‘진정한 꿈’이란 테마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