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산신령 학교} 시리즈 3권 완간! 이 땅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결코 저버리지 않겠어! 일제 강점기,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신사 참배를 강제했다. ‘신사 참배’란 ‘신도’라는 일본 민간 신앙을 바탕으로 천왕의 조상이나 국가에 공로가 큰 일본인을 신으로 삼아 모신 신사에 예를 갖춰 기도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제가 강행한 ‘민족 말살 정책’의 하나였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언제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랜 세월 서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민속 신앙이 있다. 집을 지켜 주는 가신, 즉 ‘집 지킴이’를 믿고 따르는 ‘가신 신앙’이 그것이다. 집 지킴이들은 각자 집안의 곳곳을 맡아 수호하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복을 빌어 인간사에 관여했다. 대들보에서 그 집안의 길흉화복을 맡아보는 성주신에서부터 안방에서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산아를 돌보는 삼신, 부엌을 맡아보는 조왕신, 집터를 지키는 터주신, 우물을 보호하며 항상 깨끗한 물을 전해주는 용왕신, 광에서 집안의 재산과 복을 지키는 업신, 뒷간의 측간신, 그밖에 모든 잡스러운 기운으로부터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장독대의 천룡신, 외양간신까지 따로, 또 같이 한 집안을 보살펴 왔다. 이 인간적인 면모를 풍기는 집 지킴이들과 각자 산으로 실습을 나왔던 우리의 꼬마 산신령들이 이웃 나라에서 건너온 무지막지한 무사신들에 맞서 힘을 모았다고 한다. 신령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산신령도 학교에 다니느냐고? 당연하지! 설화 전설이라고는 그리스ㆍ로마 신화와 단군 신화 밖에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고전을 만들어 주자! {그 고래, 번개}로 ‘제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류은 작가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존재이지만 정작 제대로 다뤄진 적 없는 산신령의 세계를 동화 속에 펼쳐 놓았다. 류은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입담이 한국형 판타지 모험 동화, {산신령 학교} 시리즈(전 3권)로 태어난 것이다! {산신령 학교} 시리즈 속 산신령들은 오늘 우리 아이들과 똑같이 여덟 살에 산신령 학교에 입학해 산속의 동식물을 다루는 방법이며, 인간의 습성, 여러 가지 변신술 등을 빈틈없이 배워 나간다. 또 5학년부터는 산으로 직접 실습을 나가 현장 학습을 하며, 6년 공부를 모두 마치고 졸업하면 시험을 거쳐 정식 산신령으로서 산에 배정된다. 그 사이사이 경쟁과 우정, 환경과 조화, 역사(일제 강점기 배경) 등 현재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이번 《산신령 학교 : 3 신들의 전투》는 달랑 봉우리 하나인 ‘달봉산’에 배정된 달봉이와 어마어마하게 크고 높은 ‘칠보산’에 배정된 장군이가 인간과 얽히고설켜 사는 두레네 산에 놀러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봉이가 처음 두레네 산에 도착해 ‘두꺼비 아이’를 만났을 때만 해도 ‘잔인하고, 인정 없고, 욕심 많은’ 인간 세상일에 관심을 갖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이웃 나라에서 온 무사신들이 이 땅에서 하는 짓을 보니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궁금하거들랑, 산신령 학교 단군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똑똑히 기억하며 우리의 꼬마 산신령들을 따라오라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 {산신령 학교} 시리즈 소개 영국에 해리 포터와 호그와트 마법 학교가 있다면, 우리에겐 달봉이와 장군이, 두레 그리고 산신령 학교가 있다! 꼬마 산신령들 산신령 학교에서 대장 노릇을 하던 귀선이는 전학 온 장군이가 영 못마땅하다. 친구들 앞에서 자길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이상한 별명까지 지어 부르다니, 못 참아! 귀선이와 장군이가 싸우는 꼴을 보다 못한 두레가 시합을 제안하고, 둘은 도깨비와의 씨름 대결을 거쳐 이웃 나라에까지 가게 되는데……. 과연 꼬마 산신령들은 학교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변신왕 대회 드디어 시작된 산신령 학교의 잔치. 잔칫날이면 한자리에서 세상 모든 동식물을 만나고 온갖 진귀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꼬마 산신령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변신왕 선발 대회이다! 뭐? 올해는 호랑이 눈썹을 뽑아서, 하늘의 옥황상제를 만나서…… 세상에! 과연 학교 밖으로 나간 우리의 꼬마 산신령들은 또 어떤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까? 신들의 전투 기다리고 기다리던 현장 실습 기간. 꼬마 산신령들은 각자 다른 산에 배정되어 열심히 일하지만, 달랑 봉우리 하나인 산에 배정된 달봉이는 슬슬 몸이 근지럽다. 장군이를 꾀어 두레네 산으로 떠나는 달봉이. 그런데 저 두꺼비같이 생긴 녀석은 뭐지? 저기 인간을 따라다니는 칼을 찬 검은 옷의 신들은 또 뭐고. 두레네 산에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 과연 꼬마 산신령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신들의 전투} 속으로 달봉이가 두 눈을 크게 뜨고서 굉장한 비밀이라도 털어놓는 것처럼 은밀하게 속삭였지. “터줏대감이래!” “터줏대감? 그게 뭐지?” 두레가 장군이를 보며 물었지만, 장군이도 처음 들어본 말이었어. 달봉이가 그것 보라는 듯 자랑스럽게 말했어. “우리는 산을 지키고 돌보는 산신령이잖아. 그런데 인간이 사는 곳에도 그런 신이 있어. 지난번에 변신술 선생님 대신 수업했던 조왕할머니 기억하지? 조왕할머니가 부엌을 지키며 불을 관리하는 신이라면, 터줏대감은 집터를 관장하는 신이라는 거지.” “터줏대감이라, 확실하지?” “확실하지! 떠돌이 개가 얼마 전에 어떤 인간이 선녀탕에다 시루 던지는 걸 똑똑히 봤대. 너라도 잘 살라면서.” “시루? 그게 뭔데?” “인간이 떡을 찔 때 쓰는 도구인데 때로는 터줏대감 같은 신령을 모시는 집으로 쓰기도 한대. 아무튼 떠돌이 개가 산신령이 그런 것도 모르냐며 한심하게 보더라니까. 에잇, 그 녀석 생각하니 기분 나쁘네! 산신령이 인간 세상일까지 다 알아야 하나?” 달봉이는 떠돌이 개가 간 곳을 보고 눈을 흘겼어. 두레가 장군이에게 물었어. “같은 신령끼리 해치지는 않겠지?” - 39~40쪽, {터줏대감이 왜?}에서 뱁새눈은 야마다에게 공손하게 인사하고는 밖으로 나갔어. 야마다는 뱁새눈을 보낸 뒤에도 금 조각을 보고 히죽히죽 웃어 댔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달봉이가 장군이에게 조그맣게 물었어. “그러니까 저 야마다라는 인간이 이 땅의 금덩이를 모두 이웃 나라로 가져가겠다는 거지?” “그런 것 같아.” “흠, 어째서?” “우리한테는 별것 아닌 저 금덩이가 인간들한테는 굉장히 쓸모 있는 물건이거든.” “금덩이를 캐내면 그 빈자리는 무엇으로 채워 넣지?” “아무것도.” 장군이의 말에 달봉이는 충격을 받은 듯 눈만 껌뻑거렸어. 만약 산신령이 산에서 무언가를 캐냈다면 그 자리에 꽃이든 바위든 반드시 다른 무언가를 채워 넣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속이 텅 비어 버릴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금을 캐내기만 하고 그 빈자리는 뻥 뚫린 그대로 둔다니, 산신령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어. - 107쪽, {야마다의 집}에서 달봉이는 등을 돌리고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듯 팔짱을 꼈어. 장군이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레는 그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어쩔 줄 모르고 서 있었지. 처음에는 터줏대감을 선녀탕에서 내쫓고, 제 터를 찾아주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문제가 숨어 있을 줄은 두레도 몰랐던 거야. 친구들을 생각하면 돌아가라고 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엄두가 나지 않았어. 어느덧 푸른 새벽빛이 사라지고 먼 산에서 빨간 해가 둥실 떠올랐어. 곳곳에서 늦잠을 자던 동물들이 기지개하는 소리가 들렸지. 부지런한 딱따구리 한 마리가 ‘딱딱딱딱따르르! 딱딱딱딱따르르!’ 고요한 숲을 흔들었어. 요란한 딱따구리 소리를 가르고 장군이가 무겁게 입을 뗐어. “‘홍익인간’이라고 들어 봤어?” “흥!” 달봉이가 콧방귀를 뀌었어. 어떤 어려운 말로 설득하든절대 넘어가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 말이야. 두레도 처음 들어 본 말이라 대답을 할 수 없었지. “먼 옛날, 단군 교장 선생님이 인간들을 보살피셨을 때 품었던 마음이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달봉이가 등을 돌려 장군이를 봤어. “너, 혹시?” “우리가 지금 떠나지 못하고 두레를 돕는 건, 다 단군 교장 선생님의 홍익인간 정신 때문이야.” “그럼 그렇지. 멋진 녀석, 넌 역시 내 친구다!” 달봉이가 장군이를 끌어안았어. “둘 다 고마워!” 두레도 두 친구를 얼싸안았지. - 113쪽, {벌거숭이야, 안녕}에서 마침내 장군이가 입을 열었어. “야마다의 집은 지금 칼 찬 무사신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여럿이 달려든다면 무사신들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여러분이 하실 일은 하루에 한 번씩 무사신들을 괴롭히는 것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좋습니다.” “우리 개똥이가 지금 홍역을 앓고 있는데 마침 잘됐네. 내 홍역신을 잘 꼬여서 그 집으로 보내야겠구먼!” 개똥이네 삼신할머니가 말했어. “좋습니다. 목숨을 빼앗는 일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야마다는 물론이고 무사신들까지 이곳이 자기네가 살 땅이 아니라고 깨닫게만 하면 됩니다.” “좋소!” 장군이의 말에 집 지킴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쳤어. 당장 길에 있는 돌이며 나무 몽둥이를 드는 성질 급한 신들도 있었지.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돌아가는 길에 한바탕 붙어 봅시다!” “나도 가겠소!” “우리도 갑니다!”“그럼 우리 집에서는 저녁 먹은 뒤에 다녀와야겠군!” “나는 내일 새벽 눈 뜨자마자 가겠소. 그때 가실 분 만나서 함께 갑시다!” “좋소!” “우리, 이 땅 집 지킴이들의 매운맛을 보여 줍시다!” - 133~134쪽, {집 지킴이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