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해?”
“뭐?”
“나는 지난 9년 동안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사랑했는데, 너는 나를 사랑해서 온 거냐고.”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아니. 이미 사랑하게 됐어, 너를.”
친구라는 이름 아래, 묶인 세월만 어언 9년.
우린 우정일까, 사랑일까?
친구와 연인 사이, 그 달콤하고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하여. [친구라는 이름 아래]
꾸밈없는 성격에 하는 짓은 조금 푼수 같은, 발랄한 한글의 옆에는 항상 치킨을 대령하고 술 상대가 되어주는 주한이 존재한다. 새내기 때의 첫 오리엔테이션부터 한글의 곁을 지킨 주한이었지만, 그게 다였다. 주변에서 그들의 사이를 의심하고, 묘한 스캔들까지 퍼졌음에도 그들은 굳건했다. ‘친구로서.’
그녀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그녀의 옆을 묵묵히 지켜준 한 남자. 친구라는 이름 아래에서 주한은 때로는 남자 친구처럼 한글을 지켜주기도 하고, 때로는 엄마처럼 챙겨주기도 하고, 때로는 정말 친구처럼 푸념을 들어주기도 하며 그녀의 곁을 지켰다. 그렇게 그녀의 첫사랑, 두 번째 사랑, 사회로서의 첫 발걸음까지 모든 것을 함께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자취방 문을 아무런 허락도 없이 열고 들어갈 만큼 허물없는 사이였지만 그들을 묶는 이름은 항상 ‘친구’였다. 그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9년, 비공식적으로는 10년이 넘도록 한글만을 바라보며 그녀의 옆에 있었던 주한은 단지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한글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적당할 때. 이제 좀 한글 앞에 남자로 서나 했더니, 주한 앞에 엄청난 장애물이 던져진다.
한글의 첫 사랑 민섭이 나타난 것! 과연, 그의 오랜 짝사랑은 끝날 수 있을까?
친구라는 이름 아래 / 이푸른 / 로맨스 / 전3권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