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에 연애를 포기한 여자, 운명의 실을 잡다
스물한 살. 남들은 부지런히 첫사랑을 시작하는 나이, 현실을 일찍 알아버린 현주는 사랑보단 스펙 쌓기에 여념 없다. 외롭긴 했지만 미친 듯이 연애를 하긴 싫었고, 운명적인 사랑은 더더욱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현주는 우연찮게 졸고 있던 7호선 기차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세상에.'
두 다리에 힘이 탁 풀려 일어설 수 없게 된 현주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도 자신이 얼마나 얼빠져 있는지, 얼마나 부끄러운 상황인지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가 없었다. 눈앞의 남자는 자그마한 입을 벌리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모예드를 닮은 남자는 졸고 있는 현주에게 어깨를 내어주었고, 한 순간에 준혁에게 빠져버린 그녀였다. 하지만 운명의 끈을 잡으려는 찰나, 남자는 그녀의 곁을 떠났고 두 번 다시 남자와 마주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신이 있다면 이게 운명의 장난일까? 준혁과의 만남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찰나…… 또 한 번 운명의 상대를 만난 현주였다.
운명 따위는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현실적인 이야기, [그 남자는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