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탐미주의 문학의 선구자 나가이 가후의 대표 단편선 『강 동쪽의 기담』이 출간됐다. 가후는 모리 오가이, 우에다 빈 등과 친밀하게 교유하며 문단의 지도적 위치에 있던 당대 최고의 문학가였고, 다니자키 준이치로를 문단의 총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근대 문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으며, 주로 화류계를 배경으로 사라져가는 에도의 정서를 묘사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강 동쪽의 기담』에는 나가이 가후의 문학 세계를 잘 알 수 있는 단편 세 편이 실려 있다. 도쿄 변두리를 배경으로 시대적 변화에 물들지 않은 과거의 정취를 그린 「강 동쪽의 기담」,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갈등을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에도 정서를 묘사한 「스미다 강」, 근대 문명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자전적인 작품 「불꽃」 이다. 특히 「강 동쪽의 기담」은 최명희의 『혼불』에도 등장하는,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은 가후의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