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천일을 하루 앞두고 헤어지자는 남자,
그에게 복수하듯 새롭게 시작한 사랑.
사귀고 999일째 되는 날에 잔인하게 차인 서희를 위한 이별 축하 파티에, 전남친 민호는 뻔뻔스럽게 다른 여자를 끼고 등장한다. 그에게 복수하는 심정으로 서희는 자신을 오래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형기에게 사귀겠다고 한다.
형기는 샤워기를 들어 내 몸을 씻어주었다. 손길이 닿을 때마다 온몸이 움찔움찔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랫배를 거친 손길이 검은 숲을 배회하다가 가랑이 안쪽을 쓱쓱 톱질한다. 살결이 바들바들 떨리고 꽃잎이 흔들린다.
민호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형기에게 조금씩 물들어가던 서희는 어느 날부터 형기에게서 다른 여자의 체취를 느끼게 된다. 또 다시 사랑 앞에서 위태로워진 서희 앞에 흑기사처럼 민호가 등장하고, 그녀는 변해버린 형기에 대한 갈망과 민호와의 추억 사이에서 방황한다.
이내 두 남자의 격정적인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서희는 민호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와 형기의 일탈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는데…….
“민호와 형기, 엄청 다퉜어. 애인을 빌려주겠다는 형기와 미친 짓이라고 욕지거리를 퍼붓는 민호. 우습지 않니? 난 우스웠어. 진실한 두 남자를 사랑에 빠트린 널 질투했으니까.”
한 여자를 마음에 담은 두 남자의 삐뚤어진 사랑의 표현, 사랑이 사랑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