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의 `백일은 서산에 지고`, 이황의 `도산십이곡` 등 고려시대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의 고시조 300여편을 해설하였다. 원문, 해제, 단어의 뜻, 저자 약력 순으로 엮었다. 도시의 소음과 매연을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문명의 이기주의에 물이 들어 우리의 고유한 것을 잃어버리고 외래문화를 분별없이 흡수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영국 시인 워즈워즈의 시는 외우고 있어도 고산 윤선도의 시조 한 편 못 외우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들이 세상살이에서 겪는 희노애락을 단 몇줄의 언어로 압축하여 멋지게 표현한 선인들의 풍류 의식은 시조라는 형식의 전통 속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