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내 안의 뿌리 깊은 악을 이겨라!
악의 문제를 천착한 역작
이 책은 미국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이자 골든게이트 신학교 목회학 교수인 고승희 목사가 악의 문제를 천착한 역작이다. 먼저 악의 개념을 설명하고, 다음으로 악과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며, 마지막으로 성경의 이삭, 야곱, 유다 등의 삶에서 보이는 악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저자는 우선 성경에 근거해 악의 개념을 주권, 힘, 영광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설명한다.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우리 삶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지 않고 내게 있으면 그것이 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그때는 제가 아내에게 악의 개념을 설명하던 날이었습니다. 늦은 밤 잠자던 아내를 깨워 새롭게 깨달은 악의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침을 튀기며 열정을 가지고 설명했습니다. 졸면서 듣던 아내에게 새롭지 않느냐고, 놀랍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제 말에 동의를 하며 이 놀라운 진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지난 몇 달 동안 학교 사무실에서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되었던 사건과 인물들을 찾아 정리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아내는 “누가 했다고?”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때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7쪽)
저자는 악을 설명하는 자신에게조차 삶의 주권이 하나님이 아니라 ‘내’게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비단 저자에게만 있을까? 우리 역시 저자에게 공감하듯이 시시때때로 악에 빠진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그렇다면 우리가 악을 이길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성경에서 답을 찾는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에게 명한 대로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딤후 6:12)는 것이다. 여기서 “믿음의 선한 싸움”이란 무슨 뜻일까?
저자는 “선한 싸움”이란 악에 대항해 사랑의 눈으로 상대방의 허다한 허물을 덮는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악은 악으로 물리칠 수 없기 때문이다. 악만 더 증폭될 뿐이다. 병 속의 공기는 물을 채워야 뺄 수 있다. 이렇듯이 우리 안의 악은 선으로 채워야 없앨 수 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고 한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때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선을 심었다고 바로 선을 거두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낙심치 아니하면 반드시 거두게 됩니다. 지금 씨앗이 자라고 있습니다. 심은 대로 거둘 것이라고 하나님은 약속하십니다. 그 약속에 대한 반응이 바로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선한 싸움에 믿음이 동반되어야 합니다(163~164쪽).
저자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믿음으로 인내하며 선을 심을 때 악을 이길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일반인도 쉽고 재미있게 읽도록 쓴 책
저자는 성경 속의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평신도뿐 아니라 믿음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서술했다. 이 책에서 흥미진진함이 배가되는 부분이 3부이다. 3부 〈악의 사례〉에서 저자는 이삭, 야곱, 유다, 요셉, 욥, 베드로 등의 삶을 통해 그들의 악한 모습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어떻게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 악을 극복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가 성경 속 위대한 인물들의 인생 역정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임을 깨닫는다.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자신 안의 뿌리 깊은 악을 이기는 삶을 누리길 소망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