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까다로운 데뷔작, 그러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 ― 비엔나 리뷰 반신반인의 예수를 반인반수의 괴물로 묘사한 희대의 문제작! ◎ 도서 소개 헝가리가 낳고 세계가 인정한 거장 나더쉬 피테르 문학의 생생한 실험장 “나더쉬 피테르는 우리 시대의 토마스 만이며 그의 작품은 우리 세기의 가장 위대한 책이다!” ― 수전 손택 “이 소설집은 나더쉬 피테르의 독특한 옷들이 들어 있는 옷장이다.” ― 카로이 쳐버 베일에 싸인 거장 나더쉬 피테르의 성장과 진화가 담긴 실험적 작품집! 20세기 헝가리가 낳은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로 꼽히는 나더쉬 피테르의 중편과 단편 들을 모은 소설집 『미노타우로스(Minotauros)』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로베르트 무질과 마르셀 프루스트에 종종 비견되는 피테르 나더쉬를 가리켜 수전 손택은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라고 격찬했다. 그의 작품들은 한때 헝가리 검열의 그림자 아래 가려 있었으나 그 천재적인 문학성을 인정받아 현재는 전 세계에서 번역되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 상을 비롯해 뷔히너 문학상, 산도르 마라이 상 등 유럽의 주요 문학상을 석권한 나더쉬 피테르는 2006년 독일의 베를린예술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매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나더쉬 피테르의 『미노타우로스』는 1962년부터 1975년까지 집필했던 중편과 단편 열다섯 편을 묶은 소설집으로, 그가 이전에 출판했던 소설집 세 권에 수록된 대부분 작품들이 담겨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나더쉬 피테르가 가진 문제의식과 새로운 글쓰기 방식의 시험장이 되었으며, 이 초기 작품들에서 다룬 주제와 이미지 및 중심 사상은 후기 작품들에도 꾸준히 등장한다. 그야말로 그의 작품 세계가 14년에 걸쳐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되어왔는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우 소중한 작품집인 것이다. 나더쉬 피테르 문학의 수수께끼를 풀 단초이자 그 실험적 글쓰기의 정수 파시즘이 지배하던 시기에 태어나 공산주의와 전체주의가 난무하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나더쉬 피테르는 그때 체득한 문제의식과 자각을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시켰다. 성경, 유대인 박해, 새끼 양, 부활절 등 종교적 모티브뿐만 아니라 정원, 동물, 신화, 동성애, 부드럽고 신비한 어머니, 낯선 존재인 아버지, 전체주의적 군중의 폭력, 이유 없는 소년의 공격성, 모순적인 공산주의자와 같은 주제는 나중에 쓰인 장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들이다. 1968년을 기점으로 그의 작품 세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더 이상 19세기의 전통적 글쓰기 형태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생체 해부」에서 화자는 더 이상 진실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거나 옮기는 이가 아님을 선언한다. 그는 자신이 한 모든 서술을 반박하며 “만약 왜곡된 것, 왜곡하는 것, 그리고 왜곡의 관계를 명확히 하려고 노력한다면, 진실의 애매모호함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동굴 우화에서 그림자가 애매한 진실이듯이, 우리가 글을 통해 보는 진실의 실체란 항상 애매하기 마련이다. 진실의 애매모호함을 극복하려는 의지는 이후 작품들에서 한층 심화된 실험적 글쓰기 형태로 나타나는데, 「모래사장」, 「서술」, 「흰색」에서는 일인칭 시점의 화자와 삼인칭 시점의 화자가 번갈아 등장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불분명한 시간,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미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 서술의 반복 등은 그림자만으로 바깥세상에 빨갛고 노란 꽃을 설명하려는 시도처럼 무모하면서도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