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다홍 에세이툰 『그냥 이대로도 좋아』. 다이어트 중이지만 갖은 핑계를 대며 기어코 늦은 밤 야식을 시켜먹고, 방청소는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 업데이트는 해야 직성이 풀린다. 새 책의 띠지가 거슬리지만 차마 벗기지 못하고, 도시락을 싸면 언제나 싸는 것보다는 먹는 게 더 많다. 작가는 모든 일상을 쉽게 지나치지 않을 만큼 소심하다. 하지만 찌질하지 않다. 오히려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처럼 작가 해다홍은 세상의 모든 집순이들에게 유쾌하게 현실을 '그냥 이대로' 즐길 수 있도록 일기 속에 깨알같이 녹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