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마비된 도시 더블린. 이 도시에서 일상생활의 양상은 불쾌하고 가엾고 품위 없는 것들뿐이다. 소년들은 꿈과 낭만을 잊은 채 사춘기를 맞이하며 파멸과 자조의 쓰라림을 맛보는가 하면, 가장들은 집안에서 폭군 노릇을 한다. 하녀의 돈을 갈취하는 젊은 남자들과 사랑이나 예술조차 매물로 여기는 기성 세대들…… 부패하고 타락한 도시의 중하류 계급의 일상생활과 더블린 사람들의 좌절과 도피, 삶과 죽음의 문제를 극명하게 파헤친 이 작품은 종래의 소설 개념을 깨뜨리고 ‘의식의 흐름’이란 새로운 기법으로 소설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실험하여 현대문학이 나아갈 새 길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