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엘리자베스 여왕 치세이던 1561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르네상스 이후의 근대철학, 특히 영국 고전경험론의 창시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이 강했던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한 후, 스물세 살에 하원의원이 되었다. 이 해에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바치는 진언서]를 집필하기도 했으나 여왕의 신임을 얻지는 못했다. 1603년 제임스 1세가 즉위한 후 급속히 권좌에 올라 1618년에는 대법관이 되었고 1621년에는 세인트 올번스 자작 칭호를 얻었다. 그러나 바로 그해 왕실과 의회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왕실의 특권을 옹호했던 베이컨은 의회의 공격목표가 되었고 마침내 소송인들에게 뇌물을 받은 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영원히 공직을 떠나게 된다. 베이컨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인물이었지만 그의 과학정신은 당대 누구보다 앞서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거저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험하고 연구하여 인간이 지배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17세기부터를 근대라고 부르기로 한다면 베이컨은 근대의 문을 연 사람이고, 근대정신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과학적 접근 방법이라고 한다면 베이컨의 귀납적 관찰방법은 근대 과학정신의 초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저서로는 [수필집], [학문의 진보], [뉴 아틀란티스], [신기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