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2.6~1931.4.10) 레바논 북부의 베챠리에서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한 지브란은 1895년 12세 때 미국의 보스턴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2년간 영어를 공부하고,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와 5년간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수학했다. 그 후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렸고, 1902년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인생 체험을 쌓았다. 1908년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할 때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을 만나 3년간 미술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화가로서의 재능도 발휘했으며, 당시 문단에서 활약하는 젊은 작가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아랍어로 쓴 산문시들과 희곡 작품들이다. 희곡은 모든 아랍권에 널리 알려져 지브라니즘(Gibranism)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였다. 20세를 전후하여 영어로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23년, 20년간의 구상을 거쳐 완성한 원고를 출판하기로 결심하는데, 그 작품이 바로 영어로 기록한 산문시 《예언자》이다.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을 깨닫게 하여 현대의 성서라고 불리는 《예언자》는 《부러진 날개》(1912)와 함께 각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랑받고 있다. 칼릴 지브란은 독특한 종교적·역사적 배경에서 성장하여 일생을 아랍과 비아랍, 이슬람과 기독교, 레바논과 뉴욕 등 이질적인 두 세계를 넘나들면서 특유의 이중적 세계관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시공을 초월하는 진실을 이야기함으로써 현대인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았다. 또한 예술 활동에만 전념하면서 늘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주장하고, 레바논의 종교적 단합을 호소했다. 평소 타국살이의 외로움을 알코올로 달래다가 건강을 해치게 된 칼릴 지브란은 뉴욕의 성 빈센트병원에서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산문시집 《예언자》를 비롯하여 첫사랑을 주제로 다룬 소설 《부러진 날개》, 잠언집 《모래·물거품》(1926), 우화집 《방랑자》(1932), 《고요하여라 나의 마음이여》, 《세월》,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등 많은 작품이 한국에 소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