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원하는 여자, 수진과
사랑을 거부하는 남자, 재현의
가슴 따듯한 로맨스! [장수진 피디의 나날]
항상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남자를 변함없이 쳐다보는 수진은 선배이자 상사인 재현에게 여자가 아닌, 조연출가로서 제 의무를 다한다. 장수진에게 있어 최재현이란 일 밖에 모르는 남자,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한 남자. 그리고…… 늘 함께 하고 싶은 남자이다.
수진은 작년 야유회에서 술김에 재현에게 고백을 했지만, 다음 날 그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녀를 대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음에도,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과정은 여전히 반복 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 속에서 같은 나날들을 보내면서도.
그러던 중, 그는 수진에게 뜻밖에 말을 내뱉는데.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연애하자.”
수진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런 프러포즈도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쉽게 할 수도 있는 게 연애라는 건데…… 나는 왜 그동안 혼자 꽁꽁 앓았을까요? 이렇게 쉬운데.”
“쉬운 거 아니야. 이 자리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었니? 넌 너대로, 난 나대로. 많은 일들을 겪었기 때문에 쉬워진 거야.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니까. 너 아니면 나는 이제 안 되니까. 같이 있고 싶으니까.”
깊은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재현은 언젠가부터 수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언제나 씩씩하고 밝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껴안고 있는 그녀에게 자꾸만 마음이 간다. 언젠가 취중에 들었던 그녀의 고백. 재현은 그날 이후, 그녀의 서툰 고백을 떠올리며 수진의 주위를 맴도는데.
그리고 깨닫는다. 그녀와 자신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서로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