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위해 사랑을 버린 여자, 마지막 여행을 떠나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정략결혼을 앞둔 효인은 결혼 전 마지막 여행으로 제 2의 고향과도 같은 그리스로 떠나게 된다. 그리스의 추억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마지막 다짐을 하던 그때, 한발만 삐끗하면 죽을지도 모를 수니온 곶에서 그녀는 떨어지고 만다. 이렇게 목숨을 잃는다 생각했건만 효인은 낯선 곳에서 눈을 뜨고 마는데……
「정신이 드느냐?」
효인은 훅 숨을 들이켰다. 방 입구에 서 있는 남자 역시 튜닉을 입고 있었고 거기다 히마티온(himation:고대 그리스인이 입던 몸에 감는 겉옷)까지 두르고 있었다.
「난 헤르메스님의 사제 다비드다. 어디에서 왔느냐?」
다비드의 낮은 목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린 효인은 재빨리 대답했다.
「한국에서 왔어요.」
「처음 들어보는 나라인데 어디에 있는 것이냐?」
「한국을 처음 들어 보신다구요? 그 아시아의 해 뜨는 나라……. K-Pop이 유명하고…… 또, 강남스타일. 또 박지성…….」
당황해서인지 말로 제대로 표현되지도 않았다. 그리스어라면 막힘없이 술술 말했을 텐데 헬라어는 조금의 어려움이 따라왔다.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생각했고 걱정할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야 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사람들은 고대의 복식과 함께 현대 사람들은 누구도 쓰지 않을 ‘헬라어’를 쓰고 있었다. 한낱 망상이라 생각했지만 망상이 아니었고, 꿈이라 생각했지만 꿈도 아니었다. 지금 그녀가 있는 세상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화 속이었고, 그녀 옆에 있는 사람은 제우스의 아들 헤르메스였다.
누구나 한 번씩 꿈꾸지만, 이루지 못할 신비한 사랑 [신의 유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