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곰은 꼬리가 있었다. 곰은 꼬리를 항상 자랑스러워 했고, 다른 동물들에게 뽐내면서 돌아다녔는데, 여우는 그것을 못마땅해 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여우는 곰을 골탕먹일 좋은 생각을 해냈다. 여우는 얼어있는 호수로 가서 구멍을 만들어 물고기를 많이 잡아 놓고 곰을 기다렸다. 곰이 오자, 여우는 꼬리를 구멍에 넣고 기다리다가 물고기가 꼬리를 물면 잽싸게 빼라고 했다. 여우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계속 기다리라고 했고, 곰은 밤새 그 자세로 있다가 다음날 여우가 “지금이야” 하는 순간에 꼬리를 빼자, 꼬리가 호수에 얼어 붙어서 떨어졌다. 그리하여 곰은 꼬리가 없게 되었고, 곰과 여우는 앙숙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