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시 바라보는 그 눈은 려군의 얼굴 지척에 있었다. 그녀의 몸이 맞닿아 있는 단단한 가슴팍이 크게 울렁대는 것이 느껴졌다. 병중에 흘린 땀을 닦아내기 위해 상의를 벗겨낸지라 아무것도 입지 않은 단단한 맨가슴이 그녀의 손끝에 물큰 와 닿았다. 그 감각에 려군은 새삼 가슴이 두근거렸다.
“…… 그리고요?”
“그리고 그대를 내 침대 위에 눕혀야지. 그 가느다란 목줄기를 촘촘히 훑어 내려가며 마음껏 깨물 거다.”
동의를 구하는 것처럼 그의 손이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살짝 건드렸다. 려군은 그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그저 한없이 그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뜨거운 눈길을 응시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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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의 농간으로 못나게 그려진 초상화 때문에 적국의 왕비로 보내진 은려군. 그러나 야만인이라고 생각했던 은갈의 칸은 새로운 운명으로 다가온다. 어느 새 그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훔쳐가 버린 호쾌한 남자 카사르 다얀. 격돌할 수밖에 없는 두 나라 사이에서 사랑은 운명처럼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