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고증, 20년 집필
콜린 매컬로 필생의 역작 ‘마스터스 오브 로마’
『로마의 일인자』 두번째 이야기
500년 낡은 체제의 끝,
지키려는 자, 새로이 세우려는 자
욕망과 신념, 타락과 혁명의 격돌, 그 100년의 싸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
이 책은 3천만 부가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던 장편소설 『가시나무새』의 작가 콜린 매컬로가 여생을 걸고 쓴 대작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제2부 『풀잎관』 1권이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자료를 모으고 고증하는 데서부터, 집필을 시작해 시력을 잃어가며 완결하기까지 30여 년이 걸린 대작이다.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각종 지도와 책 한 권 분량의 방대한 용어설명을 보면 이 작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담겼는지를 알 수 있다.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영미권에서 화제가 됐던 제1부 『로마의 일인자』를 시작으로 제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로 완결하기까지 일반 독자뿐 아니라 관련 고대사학자들 사이에서도 탁월한 로마사 책으로 인정받을 만큼 철저한 사료 고증에 입각하면서도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풀잎관Corona Graminea’은 로마 최고의 군사 훈장으로, 전장의 풀로 만들어(전투가 곡식밭에서 일어날 경우 곡식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현장에서’ 주어지는 이 관을 받은 사람은 불후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공화정 시대에 풀잎관을 받은 사람은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노력으로 군단이나 군대 전체를 구한 사람에게 주어졌다. 퀸투스 세르토리우스와 술라 모두 풀잎관을 받았다.
노년의 마리우스와 욕망을 드러내는 술라의 목숨 건 투쟁
제1부『로마의 일인자』에서는 ‘그리스어도 못하는 이탈리아 촌놈’으로 재력을 가진 군인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카이사르 가문과 정략결혼을 함으로써 출신의 콤플렉스를 보완하고 양극화가 절정에 달한 시대의 틈을 활용해 특유의 정치력과 수완으로 로마 최고의 권력자로 자리잡는 모습을 그렸다면, 제2부 『풀잎관』에서는 주인공이 술라다. 술라가 본격적으로 야망을 드러내며, 전성기를 지나 노쇠한 마리우스의 그늘을 벗어나 그와 겨루면서 목숨 건 투쟁을 펼친다.
또한 『풀잎관』의 주요 줄기인 로마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불만과 폰토스의 왕 미트리다테스 6세의 야욕으로 인한 로마와의 참혹한 전쟁, 나아가 이로 인해 복잡하게 얽히는 로마 내부의 정세와 인물들 간의 갈등 장면에서 역사와 스토리를 엮는 저자의 뛰어난 역량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예언가가 로마 최고의 영웅으로 지목한 마리우스의 처조카 카이사르의 비범한 재능을 경계하는 마리우스의 끝없는 권력욕, 그리고 키케로의 등장도 흥미를 더한다.
풀잎관을 향한 영웅들의 정치력과 수완, 욕망과 사랑
작가가 그리는 인물들은 역사적 배경을 지닌 주인공이라 할지라도 완벽한 캐릭터들은 아니다. 특정 인물을 미화하기보다는 등장하는 인물마다 그가 처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고대 로마라는 시대적 배경과 수많은 인물과 장소가 등장하는 방대한 작품으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약점을 이러한 입체적 인물 묘사로 극복한다. 읽다보면 어느새 거대한 로마사의 흐름을 꿸 수 있게 되며, 당대의 사건들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