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오늘 우리를 돌아보는 거울!
『논어』 498장을 완역한 이 책은 특히 논어를 처음 첩하는 입문자들에게 유용하다. 각 장마다 역해자의 친절한 강(講)이 달려 있어 어렵게만 느껴지던 『논어』 독해가 쉬워진다. 『논어』는 사실 누가, 어떻게 역해를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바로 그 점이 『논어』 읽기의 큰 매력일 것이다. 권경자 교수가 역해한 이 책은 친절한 ‘『논어』 읽기 지도’다. 원문을 최대한 현대어에 가깝게 직역한 후 단어를 풀이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강을 붙이는 등 이 책만으로도 『논어』라는 거대한 산을 등반하기에 어려움이 없길 바라는 역해자의 바람을 담았다. 『논어』는 과거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다. 이 책은 상당한 분량이지만 책을 덮을 때쯤이면 하루가, 인생이 바뀌는 내면의 변화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공자와 함께하는 인생 여행, 이 책과 함께 떠나보자.
어느 학자는 이 시대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한다. 확실성을 지닌 시대가 있었겠냐마는 이전에 비해 ‘너무’ 빠른 변화 속도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간극이 현저하다는 측면에서는 일견 맞는 말이다. ‘변화하는 것’ 사이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고자 ‘사람’에 관심을 두고 ‘사람다움’을 갈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최근 인문학 열풍이 크게 일면서 『논어』 읽기가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다. 공자는 인간이 지향해야 할 다양한 가치들을 제시했다. 학(學), 인(仁), 덕(德), 수신(修身), 성찰(省察), 예(禮), 악(樂), 의(義), 신(信), 치(恥) 등이 그것이다. 이는 인간다움을 이루는 기본적인 가치들이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 때,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며 인생에 회의감이 느껴질 때 공자의 인간에 대한 고뇌와 노력, 깨달음이 담긴 이 책을 펼쳐보자. 하루를 성찰하는 힘이 인생을 경영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한마디!
이 책은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 ‘학이(學而)’에는 논어의 핵심이 응축되어 있으며, 유교적인 인간에 대한 지향이 담겨 있다. 제2편 ‘위정(爲政)’에서는 덕치를 말하며 조화로운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3편 ‘팔일(八佾)’에는 예악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룬다. 제4편 ‘이인(里仁)’은 유학의 핵심 사유인 ‘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군자와 소인을 구분해 군자다운 됨됨이와 도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를 담았다. 제5편 ‘공야장(公冶長)’과 제6편 ‘옹야(雍也)’에는 공자의 인물평이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옹야편에는 제자들에 대한 평가가 많다. 그 평가를 통해 공자가 중시했던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제7편 ‘술이(述而)’는 공자의 자화상이라 볼 수 있으며, 학문을 대하는 공자의 태도 및 교육관을 엿볼 수 있다. 제8편 ‘태백(泰伯)’은 덕으로 시작해 덕으로 끝난다. 공자는 주나라의 바탕이 된 태백이 지닌 지극한 덕을 칭송한다. 그 외에도 요?순?우에 대한 공자의 평가를 통해 공자가 중시한 정치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제9편 ‘자한(子罕)’에는 공자의 사상과 학문, 그리고 덕에 관해 논하고 있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추구해야 할 가치를 놓치지 않는 공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제10편 ‘향당(鄕黨)’에는 공자의 모습이 스케치를 한 듯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 보다 친근하게 공자를 만날 수 있다.
제11편 ‘선진(先進)’도 옹야편과 마찬가지로 제자들에 관한 공자의 평가가 많이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애제자 안연의 죽음을 겪어야 했던 공자의 슬픔이 여실히 담겨 있다. 제12편 ‘안연(顔淵)’에는 공자 사상의 핵심인 ‘인’의 면면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제13편 ‘자로(子路)’에서는 정치에 대한 공자의 구체적인 견해와 유학의 리더십에 대해 다룬다. 제14편 ‘헌문(憲問)’ 역시 인물에 대해 품평하고 있으며, 제15편 ‘위령공(衛靈公)’은 공자가 위나라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한 기록으로 이상적인 인간형, 통치자론, 군자의 수신, 교육관 등이 거론된다. 제16, 17편인 ‘계씨(季氏)’와 ‘양화(陽貨)’는 정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특히 양화편에는 가신이 쿠데타를 일으킨 내용을 담고 있어 당시 사회가 얼마나 혼란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제18편 ‘미자(微子)’에는 공자가 천하주유를 하며 만났던 은자들이 등장하며, 제19편 ‘자장(子張)’은 제자들의 말과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제20편 ‘요왈(堯曰)’은 군자가 갖추어야 할 도리가 집약되어 있다. 각 편들을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어떻게 시작하든 이전과는 다른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