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뭐지?
상황 파악이 안 돼 머뭇거리는 동안 아까부터 곁눈질하던 유진 씨가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어.” 하며 내 옆구리를 푹푹 찔러 댄다. 그가 일방적으로 남기고 간 캔커피와 쪽지 때문인지, 아니면 놀려 대는 유진 씨의 말 때문인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잠깐 쉬는 시간, 내용을 궁금해하는 유진 씨를 슬쩍 따돌리고 휴게실로 들어와 그가 던지다시피 놓고 간 쪽지를 조심스레 펼쳐 보았다.
《항상 감사합니다. 늘 지켜만 보다가 처음으로 용기 내 봅니다. 저의 이런 행동이 불쾌하지 않으시다면 내일 저를 보고 한 번 웃어 주세요 - 강은호》
“…….”
쪽지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담백했다. 괜스레 웃음이 난다. 그의 걱정과 달리, 쪽지가 불쾌하게 느껴질 건 조금도 없었다.
다만 그의 요구(?)대로 불쾌하지 않은 이상 웃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지며 긴장이 되었다. 그냥 늘 고객님들께 하던 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면 그만인 것을, 요구에 응하는 미소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후끈거린다.
어떻게 웃어 줘야 하지?
거울을 보고 싱긋 웃어 보았다.
아, 어색해.
어색한 게 너무나도 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