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유달리 따가웠던 여름에
열여덟,
너를 만났다.
“있잖아요. 아저씨.
왠지 아저씨 웃음소리 들으면 꼭 제가 숲 속에 있는 느낌이 들어요.”
수줍게 속삭이는 봄의 두 뺨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갔다.
유한은 팔을 뻗어 앞으로 살짝 기울인 봄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흩뜨렸다.
화사한 꽃이 피어나는 날에
스물둘,
너를 다시 만났다.
“미워, 미워요……. 왜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갔어요.”
차츰 늘어가는 소리가 나무판자에 파묻혀 들어가는 망치의 두들김 같았다.
유한은 봄의 작은 입술 위로 잘게 입 맞추었다.
“이것 봐. 넌 내 손 안에 있어.”
유한이 웃음기 담긴 목소리로 붉음이 짙어진 입술 위를 엄지손가락으로 훑었다.